트럼프 정책으로 흔들리는 달러, 시장의 새로운 불안 요소
최근 금융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달러의 하락이다. 보통 주식시장이 불안정할 때마다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로 몰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2025년 3월 들어 달러는 예외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동시에 달러 가치도 함께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신 자금은 금, 일본 엔화, 유럽 주식 등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시작 후, 연이어 고율의 관세 정책과 반(反)세계화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며 달러의 매력도 함께 하락하고 있다. 블룸버그 달러 지수는 연초 대비 약 3% 하락하며 2017년 이후 최악의 출발을 기록했고, 금 가격은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시장에서 미국의 통화 정책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는 증거다.
- 과거와 달리 시장 위기 시에도 달러가 안전자산으로 선택되지 않고 있다.
- 트럼프의 관세 강화, 동맹 약화, 자국 중심 정책이 달러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 유럽 및 신흥국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자사통화 대신 유럽·금으로 쏠리는 글로벌 자금
그동안 글로벌 투자자들은 시장 불안이 커질 때마다 달러와 미국 국채를 안전자산으로 선택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투자자들은 미국이 아닌 유럽, 일본, 금 등으로 안전 자산을 분산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이 더 이상 무조건적 신뢰를 받는 시장이 아님을 의미한다. 유럽에서는 독일을 중심으로 국방비 지출 확대와 경기부양이 맞물리며, 유럽 주식시장이 연초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미국 증시는 기술주 중심의 거품 논란과 트럼프 정책에 대한 우려로 인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차 관세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 표현하며, 4월 2일 대규모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예고했다. 이 같은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미국산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라는 이중고를 초래할 수 있다. 그 결과, 투자자들은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를 줄이고 있으며, 달러 또한 이와 함께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정말 흔들릴까?
달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의 기축통화로 자리 잡아왔다. 이는 미국의 경제 규모, 안정적인 금융시장, 국채의 유동성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현재도 대부분의 원자재 거래는 달러로 이뤄지며, 세계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고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고립주의 노선과 같은 급격한 외교·무역 정책 변화는 기존의 글로벌 금융 질서를 흔들고 있다.
하버드대 교수이자 전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카르멘 라인하트는 “달러의 지위는 단기간에 무너지지 않지만, 현재와 같은 급변하는 정책은 분명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공동 시장의 통합과 유로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 신흥국은 거래를 위안화나 유로화로 전환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향후 달러의 독점적 지위가 약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변화와 대응 전략
최근 시장 흐름은 단순한 일시적 변동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 질서 재편의 신호일 수 있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자산시장과 국채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치적 불확실성과 동맹 관계 악화, 보호무역 강화는 장기적으로 투자자의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불안정한 메시지와 국내외 갈등은 달러의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을 감소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미국 중심 자산에만 의존하기보다는 글로벌 포트폴리오 분산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유럽 주식, 금, 일본 엔화 등 전통적인 안전 자산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각국의 통화 정책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계속될 경우,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의 동시 노출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투자자는 유연하면서도 정보에 기반한 판단이 중요하다.
결론
2025년의 달러 약세는 단순한 시장 변동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강화, 국제 협력 약화, 비전통적 발언과 정책들이 겹치며,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동시에 유럽과 아시아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금과 같은 실물 자산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는 시장이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뿐 아니라 정치적 안정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선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로서는 달러가 여전히 세계 금융의 중심축에 있지만, 이러한 지위가 영구적이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는 이제 ‘달러=안전’이라는 공식을 다시 검토해야 하며, 다양한 지역과 자산군에 걸친 분산 투자 전략을 보다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결국 미래의 투자 환경은, 과거의 관성과 통념을 뛰어넘는 통찰력을 요구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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