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위기 속 억만장자 창업자들의 하이리스크 전략
최근 유럽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슈는 억만장자 창업자들이 위기 속에서도 기업의 지배권을 잃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금리가 높아지고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많은 기업들이 재무 구조를 재편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창업자들이 채권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기면서도 자신들의 주요 자산은 그대로 지켜내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사모펀드와는 다른 접근 방식으로, 창업자 개인의 리더십, 법률적 허점을 활용한 전술, 자산 재배치 등의 전략이 어우러진 결과입니다.
Bloomberg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구조조정 사례는 Patrick Drahi의 Altice France, Paul Coulson의 Ardagh Group, 그리고 스웨덴 af Jochnick 가문이 운영하는 Oriflame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새로운 자금을 투입하지 않으면서도 회사의 핵심 자산을 보호하거나, 오히려 채권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기는 방식으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었습니다. 이는 문서상 허점을 활용한 ‘드롭다운(drop-down)’ 전략과, 미국식 구조조정 방식인 LME(Liability Management Exercise)를 그대로 모방한 형태로 유럽 전역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 억만장자 창업자들은 새로운 자금 투입 없이도 지배권을 유지하고 있음
- 드롭다운 전략을 통해 핵심 자산을 채권자의 손이 닿지 않도록 회피
- 채권자들은 대규모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협상을 수용할 수밖에 없음
대표 사례로 본 창업자 중심 구조조정 전략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프랑스 통신 재벌 Patrick Drahi입니다. 그의 회사 Altice France는 저금리 시절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기업을 확장했지만, 고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채무 불이행 우려가 커졌습니다. 그럼에도 Drahi는 개인 자금 투입 없이 240억 유로의 채무 중 86억 유로를 탕감받는 구조조정을 성사시켰습니다. 그 대가로 그는 여전히 55%의 지배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아일랜드 포장업체 Ardagh Group의 회장 Paul Coulson입니다. 그는 금속 포장 자회사를 담보로 1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한 후, 이 자산을 별도의 법인으로 이동시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는 채권자들이 소외된 채 협상 테이블에 오르게 만드는 전형적인 드롭다운 전략입니다. 이에 대해 일부 채권자들은 “Coulson이 아무런 추가 가치 없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을 가져간다”며 뉴욕에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스웨덴 화장품 브랜드 Oriflame을 소유한 af Jochnick 가문은 2,500만 유로의 개인 자금을 투입하며,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 소유권을 100% 유지했습니다. 이들은 처음에 4개의 자회사를 채권자 손이 닿지 않도록 이전한 후, 협상을 통해 다시 반환하면서도 유리한 조건을 끌어낸 사례입니다.
드롭다운 전략과 유럽형 LME 확산
드롭다운 전략은 미국 J.Crew의 구조조정에서 처음 널리 알려졌으며, 채권자의 보장 범위 밖으로 자산을 이동시킨 후 이를 담보로 새로운 자금을 유치하거나 협상에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유럽에서도 문서상 허점이 많아 이러한 전략이 더욱 쉽게 실행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허용된 범위 내에서 자산 이동이 가능하다면, 채권자는 강하게 반발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이러한 구조조정의 특징은 기존 주주가 새로운 자금을 넣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분율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욱 강화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 대가로 채권자들은 더 강한 계약 조건(document tightness)이나 일부 자산의 반환을 요구하지만, 전체적으로 손실을 감수하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전략은 향후 유럽 시장에서 구조조정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창업자 중심 기업 구조의 강점과 한계
창업자가 이끄는 기업들은 위기 상황에서 보다 과감하고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사모펀드와 차별화됩니다. 브랜드 이미지나 시장 신뢰보다 자신의 자산과 통제권 보호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으며, 법률적 구조나 약점을 최대한 활용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습니다. 이는 때로 채권자에게 극단적인 손실을 안기기도 하지만, 구조조정을 빠르게 완료하고 기업 회생 가능성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시장 신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며, 미래의 자금 조달 환경을 악화시킬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특히 유사한 방식이 반복된다면 채권자들은 창업자 중심 기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창업자 역시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신뢰 구축을 병행해야 하며, 법적 허점에만 의존하기보다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시장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유럽의 창업자 중심 기업들이 고금리·고위험 시대에 대응하는 방식은 미국의 LME 기법을 벤치마킹한 강도 높은 전략으로 요약됩니다. Patrick Drahi, Paul Coulson, af Jochnick 가문 등은 새로운 자금을 거의 투입하지 않으면서도 회사의 핵심 자산과 지배권을 지켜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채권자들은 큰 손실을 감내해야 했지만, 문서상 허점이나 드롭다운 구조 등의 법적 전략 앞에서는 뚜렷한 대응 수단이 제한적이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전략은 더 널리 퍼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채권자들에게도 새로운 법률적 대응과 계약 조건 강화의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결국 구조조정은 단순한 재무적 협상이 아니라, 이해관계자 간의 심리전과 법적 전투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사례들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주의 깊게 살피고, 리스크 관리와 기업 분석에 있어 보다 면밀한 준비가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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