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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혼란과 트럼프 전략, 파월 의장에게는 악몽

미주투자 2025. 5. 5. 14:21

무역 혼란과 트럼프 전략, 파월 의장에게는 악몽

최근 미국의 무역 정책 변화가 기업과 중앙은행 모두에 커다란 혼란을 주고 있다. 시카고의 소매업자 짐 터클러는 중국에서 8만 달러어치 스타킹을 주문했지만, 관세 혼란 탓에 실제 비용이 20만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은 단지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방준비제도(Fed)도 경제 예측이 매우 어려워졌다. 관세는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고, 소비자 지출과 기업 투자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그 결과 금리 정책 결정에도 방향성이 모호해지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단순한 혼란이 아닌, 의도된 ‘전략적 불확실성’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상대국이 미국의 최종 목적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해 더 유리한 협상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미국 내 기업과 금융기관, 심지어 중앙은행까지도 명확한 대응 전략을 세우기 어렵게 만든다. 캐나다 중앙은행과 유나이티드 항공은 서로 다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중 예측을 발표할 정도로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해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단기적인 금리 동결을 유도하고 있으며, 향후 정책 방향도 뚜렷하지 않다.

 

  1.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이 기업 활동과 중앙은행의 경제 예측을 어렵게 만든다.
  2.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러한 혼란을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3. 기업과 중앙은행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이중 전망 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전통적인 무역 질서와 트럼프식 협상의 충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무역의 주된 방향은 각국 간의 관세 조화 및 예측 가능한 질서 구축이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역할도 바로 이같은 시스템을 뒷받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식은 이 흐름과 반대다. 그는 국가마다 개별적으로 관세를 설정하고, 이를 무기로 삼아 일종의 거래를 시도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 시스템이 지향하는 “확실성과 예측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무역 협상은 보통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라 진행된다. 예를 들어 특정 상품의 수출 확대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등이 일반적이다. 반면 트럼프식 접근은 명확한 목표가 부재하고, 과연 어떤 최종 상태를 목표로 하는지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단지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서 관세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혼란은 단순한 일시적 상황이 아닌, 장기적인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연준의 금리 정책 결정에 미치는 영향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통상적으로 경제 지표와 전망을 바탕으로 금리 정책을 결정한다. 하지만 현재의 무역 정책 혼란은 그 기초 데이터를 왜곡시키고 있다.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소비를 둔화시키며, 투자와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처럼 상반된 결과들이 혼재하는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어느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어야 할지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

일부 경제 전문가는 9월쯤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하지만, 이는 관세에 따른 영향이 줄어들고 노동 시장이 약화될 것이라는 조건 하에서의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불확실성이 클 경우, 시기나 규모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시나리오 분석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이유다. 연준도 단일 전망이 아닌 복수 시나리오를 동시에 검토하는 방향으로 정책 분석 방식을 전환하고 있다.

 

트럼프의 전략이 가져올 미래 무역 환경

현재 미국은 새로운 무역 협정을 준비 중이며, 일부는 몇 주 내에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별 협정들이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존에 부과된 금속, 자동차, 제약, 반도체 등 다양한 제품군에 대한 관세는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최근 도입된 10% 기본 관세 또한 장기적으로 유지될 조짐이다.

짐 터클러 같은 소매업자들은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리스크를 감수하고 비즈니스를 지속하고 있다. 그는 크리스마스를 대비해 스타킹 재고를 확보해야 했기에, 관세 혼란에도 불구하고 주문을 강행했다. 이는 많은 기업이 불확실성을 안고도 결정을 내려야 하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트럼프식 무역 전략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글로벌 무역 환경은 점차 예측 불가능한 체제로 접어들 수 있다.

 

결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은 기존의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드는 전략적 혼란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는 상대국과의 협상력 제고라는 측면에선 일면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미국 내 기업과 중앙은행의 입장에선 극심한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 경제 예측의 핵심 변수인 물가, 소비, 고용 등이 모두 관세 정책에 따라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을 포함한 주요 경제 주체들은 이제 단일한 전망이 아닌 복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대응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향후 미국이 체결할 무역 협정이 이러한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일부 관세는 장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정책 방향성 역시 명확하지 않다. 무역 정책의 본질은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에 있는데, 트럼프의 접근은 이와 정반대다. 지금은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신뢰와 안정성 확보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